'파 앤드 어웨이'와 현대 사회의 '땅' 이야기 비교 분석
1992년 영화 **'파 앤드 어웨이(Far and Away)'**는 19세기 말 아일랜드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땅'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그려냈습니다.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 주인공들이 오클라호마의 '랜드 러시(Land Rush)'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땅을 소유하려는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소유, 자유, 그리고 계층 이동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룹니다.
이 영화 속 '땅'에 대한 이야기는 21세기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이슈와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19세기에는 물리적인 '땅'이 주요 자원이었지만, 현대에는 그 형태가 바뀌었을 뿐 '소유와 경쟁'이라는 본질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1. 19세기: 물리적 '땅'의 투쟁
'파 앤드 어웨이'에서 '땅'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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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과 신분: 아일랜드에서 조셉(톰 크루즈)은 땅이 없는 소작농이고, 섀넌(니콜 키드먼)은 땅을 가진 지주의 딸입니다. 땅의 소유 여부가 그들의 삶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요소였습니다. 땅을 빼앗긴 조셉의 복수심과 섀넌이 땅을 통해 벗어나려던 답답한 삶은 모두 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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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기회: 오클라호마의 랜드 러시는 누구나 깃발을 꽂아 땅을 가질 수 있는 '공평한 기회'의 상징이었습니다. 땅을 통해 신분 상승과 새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열망이 폭발적으로 표출되는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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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투쟁: 랜드 러시는 단순한 경주가 아니라, 극심한 경쟁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생존 투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이는 땅이 단순한 희망을 넘어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는 대상이었음을 보여줍니다.
2. 21세기: 현대 사회의 '땅' 이야기와 그 변형
현대 사회에서 '파 앤드 어웨이'의 '땅' 이야기는 형태를 바꾸어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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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열풍: 현대 사회에서 '땅'은 곧 부동산입니다. 서울의 아파트, 수도권의 주택 등 물리적인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은 여전히 계급과 부를 상징합니다. 19세기 아일랜드의 지주처럼, '건물주'는 하나의 지배 계층처럼 여겨지며, '내 집' 마련은 신분 상승의 가장 확실한 길로 인식됩니다. 영화 속 조셉의 "내 땅을 갖겠다"는 외침은 오늘날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로 바뀌어 수많은 젊은이들의 열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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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공간의 '디지털 영토': 현대 사회에서 '땅'은 물리적인 것을 넘어 디지털 영토로 확장되었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 속의 가상 부동산, NFT(Non-Fungible Token)로 소유권을 증명하는 디지털 그림, 혹은 유튜브 채널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영역'은 새로운 형태의 '땅'입니다. 사람들은 가상 세계에서도 랜드 러시처럼 '디지털 땅'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습니다. 19세기 서부 개척 시대의 풍경이 21세기 가상 세계에서 재현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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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데이터의 '소유':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는 더 이상 땅이 아니라 정보와 데이터입니다. 빅데이터를 소유하고 분석하는 기업은 새로운 지배 계층으로 부상했으며, AI 기술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개척지'가 되었습니다. '파 앤드 어웨이'의 랜드 러시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땅을 향해 달려갔듯, 오늘날 사람들은 양질의 정보를 얻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결론: 변하지 않는 인간의 '소유' 욕망
'파 앤드 어웨이'는 19세기라는 특정 시대와 장소를 배경으로 하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땅'은 자유와 생존, 그리고 성공에 대한 열망을 상징하며,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한 가치입니다. 물리적 땅에서 부동산과 디지털 영토, 그리고 정보와 데이터로 그 형태가 바뀌었을 뿐, '소유를 통한 계층 이동'과 '경쟁을 통한 기회 확보'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투쟁은 시대를 초월하여 계속되고 있습니다.
'파 앤드 어웨이'가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는 각자의 '랜드 러시'에 참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랜드 러시는 부동산 시장의 랠리일 수도 있고, 디지털 세상의 치열한 경쟁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을 되짚어보게 하며,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땅'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는 통찰력을 제공합니다.